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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 공유화 운동[2026 곶자왈 소식지 미리보기] 곶자왈 마을이야기 - 김재남 저지리 이장 인터뷰

2026-07-30

[곶자왈 마을이야기 -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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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우리 마을로 오세요”

김재남 저지리 이장

 

저지리의 옛 이름은 ‘닥몰’이다. 종이 원료인 닥나무(楮)가 지천이던 거친 중산간 동산이라는 뜻이다. 물이 귀한 척박한 땅에서 주민들은 곶자왈을 공용 목장으로 삼아 소와 말을 키우며 생계를 이어왔다. 오늘날의 저지리는 자연과 예술, 그리고 공동체 문화가 어우러지며 가장 제주다우면서도 세계적인 마을로 거듭났다. 이처럼 저지리의 눈부신 변화를 이끄는 김재남 이장을 만나 주민들의 땀방울로 다시 열리는 마을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이장님, 안녕하세요. 저지리 마을 이장직은 언제부터 맡으셨어요?

네, 안녕하세요. 저지리 이장 김재남입니다. 이장직을 2년 임기로 맡은 후에 연임되어 다시 2년 더 이장 업무를 보고 있어요. 고향에 돌아온 지 12년쯤 됩니다. 그전에는 전국 팔도를 떠돌아다녔어요. 객지에서 말 못 할 고생을 많이 했지요. 그래도 돌아올 고향이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농사를 지으며 살다 보니 그간의 아픔이 많이 사라진 거 같습니다. 이제는 더 늙기 전에 조금이라도 마을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이장님이 사시는 저지리는 어떤 마을인가요?

우리 저지리는 제주의 중산간에 자리한 평화롭고 아늑한 마을입니다. 울창한 곶자왈과 아름다운 저지오름을 품고 있어 공기부터가 다른 곳이죠. 특히 마을 안에 국내외 유명 예술가들이 사는 ‘저지문화예술인마을’이 있고, 제주현대미술관과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 등이 자리합니다. 제주의 전통적인 농촌 모습과 세련된 문화예술이 잘 어우러진 특별한 곳이죠.

하지만 이장인 제가 생각하는 우리 마을의 진짜 매력은 ‘사람’입니다. 척박한 중산간 땅을 일구며 살아온 삼춘들(어르신들)의 강인한 삶이 있고, 객지에서 방황하다 돌아온 저 같은 이들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넉넉한 인심이 있죠. 이처럼 자연과 예술을 지키면서도 정이 넘칩니다. 한 번 오면 누구나 마음의 평화를 얻고 가는 ‘어머니 품 같은 마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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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마을 어른들의 생애를 기록하는 일을 했다고 들었는데요, 소개 좀 해주세요.

네. 5월 8일 어버이날을 맞아 마을 삼춘들(어르신들) 50여 분의 프로필 사진을 촬영했어요. 제주특별자치도사회서비스원의 ‘지역 주민 생애 기록물 저장 및 공동 관리체계 구축’ 활동 중 하나인데요, 중산간 지역 주민의 일상적인 모습을 사진과 영상, 음성 형태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흔히들 말하길 ‘노인 한 명이 세상 떠나는 것은 박물관 하나가 불타 없어지는 것과 같다’라고 하잖아요.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삶이 곧 하나의 거대한 세계이자 우리 마을의 역사인 셈이죠. 그 소중한 기록들이 영영 사라지기 전에 사진과 영상으로 붙잡아두고 싶었습니다.

 

Q 이장님과 주민들의 소중한 삶터였던 저지 곶자왈이 앞으로 개방을 앞두고 있는데, 감회가 어떠신지요?

곶자왈은 어린 저와 또래 친구들에게 놀이동산이면서 우리의 전부였어요. 소와 말을 풀어놓고 친구들과 신나게 놀았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유년의 빈곤함과 정신적 풍요로움이 모두 거기 다 있었지요. 마을에서 함께 쓰던 곶자왈이 기업으로 넘어갔을 때는 마을 주민 모두 슬퍼했어요. 그러다가 재단이 매입한 덕분에 우리 마을로 돌아온 느낌입니다. 저뿐 아니라 마을 주민 전체가 감회가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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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 이곳 저지 곶자왈 공유화지를 재단과 함께 어떻게 활용할 계획이세요?

재단과 손을 잡고 곶자왈 내부에 새로운 탐방로를 조성했습니다. 내년 4월쯤 일반인에게 정식 개방할 예정인데요, 이때 곶자왈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곳에서 평생의 추억을 쌓아온 마을 주민들이 직접 해설사로 나서는 걸 구상 중입니다. 그렇게 하면 여길 찾아오시는 분들에게도 훨씬 깊은 감동이 전달되지 않을까요.

그동안은 마을에서 산림청 땅을 빌려 이른 봄에는 백서향 축제를, 여름철에는 반딧불이 축제를 열어왔어요. 앞으로는 새로 열리는 곶자왈 안에서 축제를 펼쳐 보려 합니다. 곶자왈이 우리 마을의 자랑이자 제주 모두의 소중한 유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주민들과 함께 힘을 모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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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장님, 저지리에 오면 무엇부터 봐야 하나요? 추천 여행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리 마을 명소들은 워낙 유명해서 이미 많이들 알고 계실 텐데요, 아직 저지오름에 안 가보셨다면 꼭 한 번 들러보세요. 울창한 숲길을 지나 정상 전망대에 서면 사방으로 펼쳐지는 중산간 풍경이 정말 일품입니다. 또 마을 안의 제주현대미술관과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은 문화예술을 즐기며 가족들과 나들이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죠.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를 하나 더 추천해 드리고 싶은데요, 바로 ‘명리동못’이라는 작은 연못입니다. 연못가에 서 있는 커다란 팽나무 두 그루 아래에 벤치를 마련해 두었는데, 거기 앉아 있으면 참 평화롭습니다. 봄에는 화사한 철쭉이 피고, 여름이면 연꽃이 가득 차오르는 참 예쁜 곳이지요. 오셔서 고즈넉하게 쉬어가셨으면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소식지 독자분들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자연과 예술, 그리고 따뜻한 정이 있는 저지리 곶자왈과 마을의 앞날을 많이 기대해 주세요.

 


대담자 진우석(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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