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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 공유화 운동[2023 곶자왈 소식지 미리보기] 곶자왈과 문화 - 조윤득 작가 인터뷰

2023-11-02

[곶자왈과 문화 – 조윤득 작가 인터뷰]



마르지 않는 영감의 원천, 곶자왈

조윤득 작가


조윤득 작가는 곶자왈의 신비한 생명력을 흙과 불로 빚어내는 작가다. 제주대학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하고,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한 그녀는 흙과 불이라는 소재가 가장 ‘제주다움’이라며 최근 곶자왈을 통해 더욱 심화한 예술 세계를 펼쳐나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인터뷰하는 내내 그녀의 눈동자는 무언가를 상상하듯 하늘을 향했고, 때로는 무엇이 생각났는지, 급하게 메모하기도 했다. 개인전을 13회나 개최한 중견 작가의 모습보다는 이제 막 예술 활동을 시작한 주체할 수 없는 열정 가득한 청년 작가처럼 느껴졌다. 신평 곶자왈의 젊음과 똑 닮았다. 곶자왈의 뒤엉킨 생명력은 그녀의 예술적 영감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었다.


“하고 싶은 게 많아서 너무 행복해요.

곶자왈에서 받은 영감을 표현하고 싶어서

아침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요.”


Q. 도자 조각이라는 분야가 흥미롭습니다. 간단하게 소개해주실 수 있으세요?

도자 조형이라고들 이야기를 많이 해요. 특별히 분야가 규정된 것은 아니에요. 저는 조각을 전공했는데요, 작품활동을 통해 정말 다양한 재료를 사용했지요. 그런데 흙을 만질 때가 제일 행복했고, 그래서 저한테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주의 정체성인 화산섬을 표현하는 방법으로써 흙이 이치와 맥락에 맞는다고도 생각했어요. 그래서 도자 조각이라는 분야를 생각하게 되었지요.


Q. 결국 제주의 정체성을 화산섬인 제주 돌섬으로 생각하신 거네요?

네, 저는 그 돌 속에 새겨진 무수한 자연과 인간의 시간을 상상해요. 돌은 그 응축된 시간의 에너지를 상징하는 오브제인 거죠. 그리고 저는 그 에너지를 곶자왈에서 만나게 되었어요, 실제로 곶자왈 관련 창작 활동을 할 때도, 조소 특성상 몸을 많이 쓰는 노동집약적 성격이 강한데요, 저는 오히려 굉장한 에너지와 희열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Q. 창작자들이 걷는 곶자왈은 어떤 느낌일까요?

최근에 곶자왈을 더욱 자주 찾게 되었어요. 그 숲에 탁 들어서는 순간, 저는 시간을 잊어버릴 때가 많아요. 시간이 ‘딱’ 끊어진다고 할까. 철저하게 현실과 단절되는 느낌을 받아요. 그러면서, 머리가 맑아지고, 자연스레 숲속에서 살짝살짝 비치는 햇살, 바람 이런 것들과 교감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 발밑에 있는 뿌리가 죽은 뿌리인지, 살아 있는 뿌리인지 모르는 뒤엉켜진 숲의 이미지들, 내 피마저 초록초록하게 변하는 착각, 그런 물아일체 상황이 정말 많은 영감을 주는 것 같아요.


Q. 기당미술관 <제주 숲, 곶자왈 이야기> 전시에도 이런 부분이 많이 작용했겠네요.

용암 대지 위에 펼쳐진 원시림, 그 생명력을 상상했을 때, 어떤 경외감이 솟아났어요. 자연이 돌을 빚어내고, 그 돌에 다른 생명체들이 관계 맺는 것처럼, 흙으로 빚는 저의 작업을 통해 제주다운 조형 형태를 만들어가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더불어 숲> 시리즈입니다. 곶자왈을 걷고 있을 때, 문득 저 돌들이 나무뿌리를 뚫고 나오는 반대되는 상상을 했어요. 그것을 그 강렬한 환상을 통해 어떤 경외감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더불어 숲> 시리즈


Q. 저도 <더불어 숲> 시리즈가 정말 강렬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생명> 시리즈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곶자왈에 가면 식물에 새로 돋아나오는 싹인 맹아를 볼 수 있어요. 용암 대지 위에 나무가 자라고, 숲을 이루는 모습, 그 숲이 또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들을 표현한 작품이 <생명> 시리즈예요. 숲의 다양한 모습을 형상화하기 위해 정말 오랜 시간 건조하며, 중간에 깨지기도 하고, 그런 과정을 거쳐 창작했었죠.

<생명> 시리즈


Q. 어떠세요? 곶자왈을 주제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 주변 반응들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작년에 서울 인사아트센터 지하에서 전시했었어요. 생각보다 사람들 반응이 너무 좋아서 놀랐어요. 대체로 제주의 색이 확실하다는 것과 조형 장르가 갖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곶자왈이나 화산섬이라는 낯선 테마를 좋아해 주는 열렬한 팬들도 생겨나서 더욱 의욕이 생겼지요.


Q. 혹시 곶자왈을 테마로 작품활동 하시면서 아쉬운 점이나 힘든 점 같은 것은 없으세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저의 한계밖에 없는 것 같아요. 곶자왈에 대한 공부를 더 깊게 해야겠다는 열망이 깊어졌어요. 곶자왈 생태나 역사 같은 거요. 그래서 곶자왈 관련 단체와 활동도 같이하고, 조류, 식물학자들과 전문적인 이야기를 들으며 곶자왈을 함께 걷기도 해요.

Q. 정말 곶자왈이라는 공간이 작가님에게 새로운 세계관을 열어준 것 같아요. 궁극적으로 예술가로서 이루고 싶은 것은 어떤 게 있을까요?

저는 80, 90살 할망이 되어도, 쉼 없이 작업을 계속해나가고 싶은 소망이 더욱 큰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저에게 가장 잘 맞는 이 흙 작업을 통해 제가 사랑하는 제주를 계속 표현해내고, 타인과 공감을 얻어내고, 그러면서 수행의 삶을 살아가고 싶어요. 지금의 곶자왈처럼 삶과 예술이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하고 싶습니다.


Q. 조윤득 작가에게 곶자왈이란 무엇일까요?

오래된 미래이자 앞으로도 저의 작업을 계속해서 이끌어 줄 수 있는 영감의 원천이에요.


대담자:장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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