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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 공유화 운동[2026 곶자왈 소식지 미리보기] 곶자왈과 문화 - 서인희 작가 인터뷰

2026-07-30

[2026 곶자왈 소식지 미리보기] 곶자왈과 문화 -  서인희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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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 얽힌 걸 그리면 마음이 풀려요”

화가 서인희

 

서인희 작가의 예술 세계는 목판화에서 회화로 이어지며 더 깊어졌다. 곶자왈과의 만남을 계기로 목판화 특유의 결을 회화적 풍부함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 작가의 작업실을 찾아가는 길은 애월읍 중산간 숲길로 한참 동안 들어가야 했다. 인적 뜸한 곳에 위치한 갤러리에서 만나 그의 예술과 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Q. 반갑습니다, 서인희 작가님. 갤러리 오는 길이 운치 있네요. 먼저 이 공간을 설명해 주시겠어요?

잘 찾아오셨네요. 못 찾아 중간에 전화 주는 분들도 많아요. 여긴 제가 오래전에 찜해둔 곳이에요. 15년 전쯤 처음 왔을 때 왠지 마음이 편안했어요. 제가 여기 주인이었던 것이죠. 땅을 먼저 사고, 나중에 건물을 지었어요. 마당은 제가 직접 꾸몄어요. 조형물들은 설치미술 작가인 아들의 작품이고요. 이곳에 있으면 밖에 나가기가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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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작가님 고향이 제주인가요?

저는 충남 공주에서 태어났어요. 제가 태어난 후에 부모님이 제주로 이사하셨습니다. 그래서 제주에서 자라고 컸어요.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 원망스러웠죠. 왜 섬으로 와서 날 심심하게 했을까. 도심에서 자랐으면 더 많은 것을 접했을 텐데. 지금은 너무나 고맙죠. 제주의 풍요로운 자연 속에서 유년과 학창 시절을 보낸 건 커다란 축복이었습니다.


Q. 지난 4월에 서울 인사동에서 전시를 여셨어요. 곶자왈을 주제로 한 회화 작품이었는데, 본래 목판화가 전공 아니신가요?

네, 운 좋게 ‘2026 제주갤러리 전시 대관 공모’에 선정되어 성황리에 전시를 잘 마쳤습니다. 저는 목판화 전공이 맞습니다. 그런데 곶자왈을 만나면서부터는 회화 위주로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목판 작업의 틀을 깬 것이죠. 제가 작업에 공을 많이 들이는 편입니다. 100호 사이즈 기준으로 작품을 만드는데 한 달 반쯤 걸려요. 1년에 큰 그림은 6~7점 그려요. 아주 더디죠. 그렇게 2~3년 준비해서 개인전을 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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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겨울 속 꺼지지 않는 생명 Mixed Media, 162 x 114cm, 2025


Q. 곶자왈을 작품 주제로 삼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 작품 주제는 자연입니다. 엄마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엄마가 꽃과 나무를 좋아하셨거든요. 정원을 가꾸는 엄마를 제가 졸졸 따라다녔어요. 어린 저에게는 자연이 일상이고, 배경이었던 것이죠.

커서는 제주의 산으로 들로 다니는 걸 좋아했어요. 오름도 많이 다녔고요. 우연히 곶자왈을 산책했는데 느낌이 특별했어요. 오름이 탁 트여 해방감을 줬다면, 곶자왈은 나를 감싸고 다독여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곶자왈에 들어갈 때, 설레요. 심장이 뛰고 막 기대가 되고 그래요. 들어갈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들고요. 혼자 가도 무섭지 않고 편안했어요. 곶자왈을 그릴 때도 좋고요. 얽히고설킨 걸 그리다 보면, 왠지 힐링이 되어요. 마치 내 정원처럼 느껴지고, 내 안에 얽힌 게 풀어지는 느낌도 들고요. 곶자왈을 그리면 마음이 편안해요.

 

Q. 작가님의 곶자왈 그림은 독특한데요. 사진 같기도 하고. 어떤 특별한 기법을 쓰시나요?

아마도 목판화 작업을 했기 때문인 거 같아요. 보통 회화는 연필로 스케치하고, 색을 입히면 끝나죠. 저는 그 후에 다시 라인을 검은색으로 그려요. 사진 같은 느낌은 아마도 그런 작업 때문에 느껴지는 것 같네요. 라인 그리기는 목판화 기법에서 왔어요. 목판화도 그렇게 그렸어요. 목판화에서 회화로 스타일을 확장한 것이죠. 목판화에서 회화로 온 이유는 내가 쓰고 싶은 색을 마음껏 쓰고 싶어서 바꿨어요. 색에 목말랐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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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빛과 시간의 흐름 Mixed Media, 224 x 120cm, 2025


Q.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들려주세요.

자연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면 좋겠어요. 우리는 흔히 판단하잖아요. 이 나무는 왜 이렇지, 저 나무는 왜 저렇지. 하지만 나무 입장에서는 나름 다 살아가는 방법과 이유가 있겠죠. 그냥 있는 그대로 봐줬으면 좋겠어요. 곶자왈도 길을 여러 군데 내지 말고, 멀리서 봐도 되는 곳은 그냥 있는 그대로 두고요. 자연이 없으면 인간도 존재할 수 없는데, 인간이 너무 훼손하고 재단하는 것 같아요. 자연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좋겠어요. 저의 생각이 독자 여러분들께 와닿을 수 있게 앞으로의 작품에도 열심히 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담자 진우석(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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